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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일상

학원강사일기. 07월 22일 수요일. 아이들한테 짜증냄. 학부모 문의. 답지

우선 지금은 07월 22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출근은 했지만 수업까지 50분정도 남았다.

월요일이랑 화요일에 쓸 게 있었는데 미루느라 안썼다. 

우선 제목대로 월요일 날 중1반 아이들한테 짜증을 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카톡을 보니 원룸 사장님께 집 대출 관련으로 은행에 다녀와야 한다는 톡을 받았다. (생각해보니 아침이 아니라 12시에 일어났다 ㅋㅋ) 무상 전입 어찌고 였나.

무튼 출근길에 들렸는데 좀 그랬다. 나는 상관 없는데 좀 하... 암튼 좋지 않았다. 그러고 출근을 했는데 아이들은 평소같았다. 숙제 잘 안해오고 수업 집중력 약하고 ㅋㅋㅋ 어휴. 아니야 수업 집중력은 내가 아이들 한명씩 돌아가면서 물어보고 발표도 시켜야 집중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 근데 방금 개념 설명하고 아래 기본 예제, 유제를 푸는데 손 하나 못대고 모르겠다고 오니까 조금 짜증이 났다. 아ㅏㅏㅏㅏㅏㅏㅏ 답답하기도 하고 참... 그리고 테스트 때도 다른 애가 진짜 기본 문제 어떻게 하냐고.... 

그래서 아이들한테 짜증이 새나갔다. 요새 수업태도 안좋다. 이런식으로. 나도 감정조절이랑 표정관리가 잘 안되었던 것 같다. 집가는 길에 아이들한테 너무 했나? 2학년 예습하는 거고 그럴 수도 있지. 모르면 알려주는 게 내 일이지. 해서 오늘 사과해야 겠다 생각했다가 이 친구들은 한번 그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려고 한다.

  한가지 배운 건, 아이들한테 짜증내지 말것, 내가 기분이 좋든, 안좋든 아이들 앞에 설 때는 모두 잊고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할 것.

 그리고 수업 때 한명씩 돌아가며 수시로 질문 할 것. 역시 집중력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참여지.

암튼. 월요일은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어제. 최근 초6 신규생이 왔는데 끝나고 테스트 결과 보냈더니 어머님이 시간 되실 때 전화달란다. 이때부터 불안했다. 그리고 담 수업 끝나고 전화하니 불안한 예감은 적중..

우선 00이는 한 번 배우고 온 아이인데 처음 배운 아이와 같이 시험 보는데 평균보다 낮다.....??

아니 이건 솔직히 왜 나한테 그러는데.... 내가 다른 아이랑 00이랑 따로 수업 한 거도 아니고 다 같이 같은 수업 듣고

같은 테스트 보는데 차이가 나는 걸 대체 왜 나한테 그러는 걸까.

오히려 전에 학원에다 따져야지.... 어떻게 가르쳤길래 내가 처음 가르친 얘보다 점수가 낮냐고...

솔직히 유전이랑 가정환경과 이제까지의 습관이 가장 크다. 이걸 모르시는 건지....

나야 물론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이건 다른 아이들한테도 마찬가지기에 이미 잘하는 얘들은 나한테 배우고 얻어갈 게 많으니 더 성장하는 것이고, 공부 습관이 제대로 안잡혀있으면 내가 알려주는 걸 받아들이질 않으니 차이가 날 수밖에...

이걸 고려하면 내가 중1반한테도 화낼 이유도 없었다. 그냥 나는 내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이다. 그 이상은 과하다. 

그래도 이렇게 말할 순 없지. 그래도 다행이 내가 어찌어찌 잘 둘러대긴 했다. 아 그리고 답지관련,. 이번이 2번째.트라우마가 있다. 내가 그 일 때문에 어후...

아이들한테 채점을 맡기냐. 그래서 내가 채점을 하면 아이들한테 쏟을 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질문 받을 것도 명당 1개씩만 받아도 5개라 많이 오답 해줄 수가 없다. 

그러니까 대부분 학원은 답지 안주지 않냐. 아니 그럼 전 학원 계속 다니지. 거기가 맘에 안들어서 와놓고 왜 전학원이랑 비교하는 건데.

이건 근데 채점 보조 선생님이 있지 않은 이상 솔직히 시간 낭비지. 

그리고 숙제량도 적은 것 같아서 맨날 물어보면 했다고 한다. 그러면 아이가 다음 수업까지 그 개념을 또 잊지 않냐.

아니 그걸 왜 나한테 그러는데. 숙제를 미리 끝내고 잘 해도 머라고 하는 건 처음봤다. 하...... 극성이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전에 답지 관련 문의 왔던 어머니의 아이와 이 아이가 비슷하다 느낌이...

공부는 어느정도 하긴 하는데 뭔가 억지로 잘 하게 만든 느낌이고 소극적인. 

역시 아이들은 가정환경에 따라 다른 게 가장 큰 것 같다.

하............ 그래도 학원 고객이니까 어찌 할 순 없지. 내 학원이었으면 나랑 안맞으면 그냥 다른 학원 알아보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순 없으니 잘 말해야지.

어머니 제가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답지는 어머님이 관리 하시고, 00이가 너무 일찍 풀어서 개념을 잊을까봐 걱정이시면 푸는 건 00이가 풀고 싶을 때 풀라고 하고, 수학 수업이 있는 전날에 채점과 틀린 것 오답을 하게 하면 될 것 같아요~ 숙제 검사는 00이가 푼 문제에서 맞은 중에 문제 2개, 틀려서 오답했다고 한 문제 2개를 무작위로 어머니께 설명해보라고 하면 충분합니다. 설명이 미흡하면 제대로 숙제 안되어 있는 거에요. 저도 숙제검사 그렇게 하긴 하지만 많은 문제 하지는 못합니다. 어머니께서도 같이 도와주시면 00이가 풀이를 배껴서 숙제하는 유혹에는 빠지지 않을 거에요. 만약 맞았다고 했는데 설명을 제대로 못하면 배낀 것이 들키니까요. 다른 어머니들도 제가 말씀드린 뒤로 이렇게 해보시고 좋은 효과 봤다고 하셨네요~

이정도만 보내자. ㅇㅋ 수고. 오늘 화이팅 하자.